이 사단의 발단은 앞선 포스팅에서도 밝힌것 처럼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택시 호출 비용을 무리하게 불렀던 데 서부터 시작한다.
이전포스팅 ☞ https://world-gi.tistory.com/232
에어캐나다 아바나 출발편 출발 시각은 오전 7시이고, 공항에 2시간전까지 도착하려면 4시 30분에 출발해야 했는데,
흥정을 어려워하는 우리는 쿠바에서 늘 호구였기때문에,(또륵....
믿었던 에어비앤비 호스트마저 우리를 호구삼으려고 하길래 눈뜨고 코 베일 순 없다는 생각으로
집에 가는 날 택시를 직접 예약해보고 안되면 다시 얘기하기로 함.
담날 어차피 올드아바나에 갈 계획이었기 때문에 일단은 직접 해보기로.
보통의 경우 올드카 택시들이 노란 새 택시보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고 잉글라테라 호텔 앞엔 늘 이렇게 모든 종류의 택시들이 대기하고 있다.
때문에 호객행위가 늘상 있는 곳이고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딱시! 레이디 딱시!'임.(아직도 귓전에 울리는 듯.....
여지없이 우리에게도 호객행위를 해 왔고 올드카 택시를 한 대 예약했다.
주소를 보여주며 내일 베다도에서 공항을 갈 것이라고 하니 30쿡을 부르길래 더 깎지 않고 그러자고 했다.
왜냐하면 우리가 생각했던 가격이기 때문. 보통 베다도에서 공항까지는 20~25쿡정도인데 새벽시간인지라 조금 넉넉하게 주겠다고 생각한 가격이 30쿡이었다.
그런데 예약 시간이 오전 4시30분이라 하니 움찔하더라고. 그렇지만 알겠다고 네시반까지 알려준 주소로 오겠다고 약속함.
우리 전화번호를 물었는데 까사 전화번호를 갖고 있지 않았던지라 당신 명함을 달라고 해서 명함을 받음.
명함 받는동안 주위에서 동료 기사들이 얘 정직하다면서 믿으라고 낼 꼭 그시간에 갈거라고 입을 털길래,
알겠다고 알겠다고 하고나서 (아 이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건가....) 명함을 받아들고 돌아섬.
호스트에게 우리가 30쿡에 택시 구했다고 알리니
그제서야 나도 30쿡에 구했다면서 니들이 구했다면 어쩔수 없지 라는 호스트(아오 딥빡
다음날 새벽 네시쯤 알리샤가 와서 체크아웃을 하고 네시반에 맞춰 집 앞으로 나갔다.
오분쯤 기다렸는데 차가 안오니, 우리 배웅해주려고 같이 기다리던 알리샤가 전화번호 있냐길래 명함을 보여줬더니 서너번 전화를 걸었는데 안받음...
계속 통화시도를 하다가 다섯번째쯤 받았는데 누가 들어도 이제 잠에서 깬 목소리. 하....(스피커폰이라 스페인어는 못 알아들었지만 목소리가 들렸음.
알리샤랑 기사가 잠깐 통화를 하더니 번역기를 돌려서 보여준 말이
"그의 택시가 고장나서 다른 차를 보냈다고 한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번역기를 들여다본 순간 멘붕....
아바나 새벽 골목길은 가로등도 거의 없어 어둡고 자동차라고는 다니지도 않는데... 머릿속이 하얘졌다ㅎㅎ
우리가 정말 순진했던게, 그 순간에도, 그래서 다른 차를 보냈으니 기다려야 하나? 아니면 어떻게 해야 하지? 하고 캐뤼서님하고 의논을 하고 있었다는 것.
알리샤는 우리에게 말을 전하고 잠깐 기다리라고 하더니 옆집 문을 두드려 아저씨를 깨웠다.
아저씨랑 알리샤가 얘길 하더니, 다시 우리에게 와서 5분만 기다리라고 옷 입고 나온다고(이건 바디랭귀지).
그렇다. 이런 일은 그들에게 비일비재 한 일인거지. 우린 그때서야 상황파악이 됐고.
다행히 옆집 아저씨가 적어도 50년은 돼 보이는 자동차를 운전해서 우리를 공항에 데려다 주었다. 물론 당연히 공짜는 아니었다. 가격은 30쿡.
뒷좌석에 앉아서 기름냄새 맡으며 30여분을 달려 공항에 가는동안 참 많은 생각이 들더라는.
(작년에 쿠바에 다녀와 쿠바 사정을 아는 회사 선배는, 내게서 이 얘기를 듣고 그래도 옆집 아저씨가 차가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이런 반응이 자연스러운 곳이다 쿠바는.)
혹시라도 새벽시간 택시가 필요하다면 5~10쿡 더 주더라도 호스트에게 얘기하는게 가장 안정적인 방법일듯.
예약한 택시가 펑크내서 새벽에 공항 못갈뻔한 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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