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첫번째 오로라를 만나다
2017년 2월 26일.
내 생에 첫 번째 오로라를 만난 날.
서울에서 출발하기 전 숙소를 예약했던 선샤인B&B사장님이 오로라 헌팅 투어를 운영하신다는 것을 알고서는
미리 예약해두고 갔던 투어였다.
일단 한인투어이고 헌팅투어와 오로라 빌리지 뷰잉도 섞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그 중에 헌팅2회+오로라빌리지1회짜리 패키지를 신청해서 갔었고
26일엔 헌팅투어, 27일엔 오로라빌리지 뷰잉, 28일엔 헌팅투어의 조합이었다.
숙소가 픽업 출발지였고 드랍위치였기 때문에 사장님과 같이 출퇴근을!
사실 이걸 노리고 선샤인B&B를 예약했다지.
첫 번째 헌팅투어날 인원은 10명정도였다.
숙소에서는 8시 40분쯤 나서서 각각의 픽업장소들을 돌며 사람들을 태워서 투어를 하러 간다
헌팅투어의 장점은 오로라가 잘 보이는 포인트로 데려가 주신다는 것.
하늘 전체에 떠있기는 하지만 그 방향으로 방향으로.
그리고 이동하면서 사진을 찍다보니 배경이 다양하게 나온다
출발한지 얼마 안돼서 만난 오로라.
나는 고프로5를 사용해서 찍었고 거의 초록색으로만 표현이 됐다
중간중간 색감이 다른건 사장님이 찍어주신 것들이다
사장님과 스탭분이 같이 사진을 찍어주셔서 생각보다 사진이 많은데
사진찍어주신다고 오라고 부르셔도 다들 본인 카메라로 찍는데 정신 팔려서ㅋㅋㅋㅋㅋ
사실 처음에 봤을땐 이게 오로라라고 알려주지 않았다면 오로라인줄도 몰랐을거다.
그냥 하늘에 하얀 구름이 한줄 걸쳐져 있는건가 싶었다.
다만 그 구름의 모양이 조금씩 변하고 스을-쩍 녹색처럼 보일락말락 하는데
사진으로 찍으면 초록색으로 나온다는 점이 구름과는 달랐던 점.
첫날, 처음으로 본 오로라는 그랬다.
그런데도 그게 오로라라는 것을 안 순간 가슴이 막 뛰더라는ㅎㅎ
점점이 찍혀있는 저것들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별들인데
정말 내 생에 저렇게 많은 별은 처음 보는 것 같다.
북두칠성도 찾을 수 있고 별에 대해 조금 안다면 정말 많은 별자리들을 찾을 수 있을듯.
예전에 비정상회담에서 오오기상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별을 본다고 했던가
그가 그 얘기를 했을땐 나도 같이 막 웃었었는데
뭔가 그의 기분을 알것같은 느낌.
그리고 또 이동해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는데ㅋㅋㅋㅋㅋ
내건 건질건 그다지 없고 역시 경험 많은 사장님샷이 최고.ㅎㅎ
사실 이 날이 어마어마하게 추운 날이었다.
체감기온이 영하 40도에 육박하는 날씨. 투어를 운영하는 사장님도 옐로나이프에서도 손꼽히는 추위라고 하셨을 정도.
사실 오로라가 떠서 보고있을때는 아드레날린이 팡팡 터져서ㅋㅋㅋ추운줄도 잘 모르고 있다가
문득 추위가 느껴지는데 정말 발가락이 손가락이, 코가, 볼이 떨어져나갈 정도로 춥다ㅠㅠ
보통 다른 투어들은 차에서 쉬고 이동하는것으로 알고 있는데 소니오로라가 좋은것은
중간에 쉬어갈 수 있는 텐트가 있다는 점.
난로가 있어서 텐트 안이 그나마 덜 추운데 이게 참 마음의 위안이 된다ㅋㅋ
텐트에 있어도 언 발가락이 떨어져나갈정도로 춥긴 하다 이미 발가락은 내 발가락이 아니다ㅠ
여기서 따뜻한 차도 마시고, 고구마 같은 간식도 먹고 있다가
'좋은 오로라 떴다! 나와보라'는 소리에 또 후다닥 달려나가서 보고 사진찍고
또 들어와서 쉬다가 어느정도 몸이 녹은 것 같으면 나가서 사진찍고 놀고.
위에 밝은건 사장님샷.
아래 어두운건 내가 찍은거ㅋㅋㅋㅋ
장비와 경험의 차이가 사진의 차이를 만듭니다 =_=
그리고 고프로 찍은 나이트 타임랩스.
이거 고프로 앱으로 어떻게 하는지 정말 도통 모르겠어서 걍 비바비디오로라도..ㅠㅠ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댄싱오로라!!!!
2시정도에 투어를 정리하고 차를타고 숙소로 돌아가던 길에
갑자기 사장님이 차를 세우시더니 얼른 내리라고 하시는거다
엄청 친절친절하시던 분이 전에 없던 다급한 목소리로ㅋㅋㅋㅋ
그래서 모두들 졸고 있다가 급하게 내려서 하늘을 보니
세상에 머리 바로 위에서 오로라가 춤을 춤을!!!!!!
탄성이 절로 나와서 소리지르면서 하늘을 쳐다보느라 사진이고 뭐고 아무 생각도 안났다
아마 2~3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하늘에서 오로라가 쏟아질 것같은 느낌이었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 들면서 정말 황홀했던 경험.
세상에 내가 이걸 보려고 이 고생을 하면서 여길 왔구나. 이 추운 날씨에도 여기에 있는거구나.
하는 생각이 돌아오는 차에서 들었다ㅋㅋㅋㅋㅋㅋ
날씨가 이렇게 추우니 모두들 YK센터 온도계엔 얼마가 찍혔을까 하고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사장님이 온도계로 가주셔서 인증샷 득템 >_<
같이 투어했던 사람의 말에 따르면 전날까지 한 3일동안은 오로라가 나오질 않아서 못봤다는데
이런걸 볼 수 있다니 정말 운이 너무너무 좋았다
댄싱오로라의 추억은 아마 평생 잊을수 없는 순간으로 남을듯.
최고였어 최고 최고!!